오리온의 초코파이는 1974년 미국의 문파이(Moon Pie)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제품이었으나, '초코파이'라는 이름을 둘러싼 상표권 소송에서 패소했고, 롯데 등 경쟁사들의 유사 제품에 밀리고 있었다. 레시피나 가격으로 경쟁하는 방식은 한계에 부딪혔다.

모든 상자에 단어 하나를 인쇄하라 — 번역이 불가능한 정서인 '정(情)' — 그리고 그 파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으로 팔아라.

1990년대 오리온은 우정, 사랑, 배려에 대한 한국적 개념인 '정(情)'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재정립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기 위해 명시적으로 12개입 상자를 포장하고, 간식이 아니라 선물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파이는 한국의 기본적인 나눔 디저트가 되었다. 2017년까지 250억 상자가 판매되었고, 러시아에서만 연간 약 7억 상자가 팔렸으며, 개성공단에서는 화폐처럼 물물교환에 쓰였고, 한국 군인들의 표준 위로 간식이 되었다.

오리온은 테네시의 문파이를 모델로 삼아 1974년 한국에서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모방 제품이 쏟아졌고, 오리온은 '초코파이'라는 단어를 둘러싼 상표권 소송에서조차 패소했으며, 1990년대 초에는 롯데 등 거의 동일한 과자를 판매하는 경쟁사들에 맞서 원조 제품이 고전하고 있었다.

오리온은 모방 제품들과 제품 특성을 두고 자금을 더 쏟아붓는 대신, 상자가 지닌 의미를 바꾸었다. 1990년대 캠페인은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애정을 뜻하는 한국어 '정(情)'을 포장에 인쇄하고, 12개입 상자를 가족, 친구, 동료와 나누는 것으로 판매했다. 그 간식은 디저트가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행위가 되었다.

이러한 프레이밍은 수십 년간 유지되었다. 초코파이는 신병 훈련소에서 병사들이 접할 수 있는 드문 단 간식이 되었고, 제과점이 문을 닫은 때에는 생일 케이크를 대신했으며, 개성에서 한국 공장들이 북한 노동자들에게 건네던 간식이 되었다. 그곳에서 초코파이는 밀반출되어 웃돈을 받고 되팔리기도 했다. 2017년까지 오리온은 250억 상자를 판매했으며, 러시아에서만 연간 약 7억 상자가 팔린다.

간식 자체로 경쟁하는 것은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모든 경쟁사가 레시피를 베낄 수 있었고, 법원은 '초코파이'가 일반명사라고 판결했다.

정(情)은 실제로 깊이 뿌리내린 한국의 사회적 개념이다. 브랜드를 이에 정박시킴으로써 오리온은 경쟁사가 모방하려 하면 오히려 모방품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 위치를 확보했다.

나눔을 위해 설계된 12개입 상자는 모든 구매를 사회적 행위로 만들었고, 모든 받는 사람을 다음 구매자로 만들었다.

제품을 보호할 수 없을 때는 의미를 보호하라. 문화적으로 정확한 단어 하나가 어떤 상표권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

이 파이는 문화적 무게를 유지했다. 한 예술가는 2018년 부산비엔날레에서 10만 개의 파이로 설치 작품을 만들었고, 대통령은 2018년 국군의 날에 거대한 초코파이 케이크를 잘랐으며, 오리온은 이후 찹쌀떡과 무화과를 넣은 2,000~3,000원짜리 제품을 파는 프리미엄 초코파이하우스 매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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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Iconic Food] Choco Pies are all about sharing, in the military or out of it Korea JoongAng Daily · koreajoongangdaily.joins.com ·
  2. South Korea's subversive Choco Pies North Korean Economy Watch · nkeconwatch.com ·